How Many Electric Sheep Does It Take to Fall Asleep? — The Neutom Network, an Artificial Neural Ecosystem that Grows, Forgets, and Dreams
왜 이 이야기인가. 오늘날의 인공 신경망은 눈부시게 똑똑하지만, 살아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하는 세 가지를 하지 못한다 — 스스로 자라지 못하고(학습 전에 크기가 고정된다), 무엇을 잊을지 고르지 못하며(새것을 배우면 옛것이 무너지는 파국적 망각), 잠들지 못한다(유휴 시간은 그저 정지다). 본고는 이 셋을 모두 갖춘 신경망을 상상하고 설계한다.
무엇을 제안하는가. 뉴톰망(Neutom Network)은 계산 단위 뉴톰, 연결 수냐, 조절자 큐리아, 이동형 조절 신호 나루온이라는 네 요소가 맞물린 하나의 신경 생태계다. 이 생태계 위에서 성장·휴면·가지치기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망각은 결함이 아니라 기능으로 다루어지며, 유휴 시간은 정지가 아니라 수면과 꿈이 된다. 나아가 정보가 관련된 부분만 선택적으로 흐르므로, 적합한 하드웨어 위에서라면 기존 밀집망보다 에너지를 크게 아낄 것으로 기대된다 — 단정이 아니라 검증 대상인 예측이다.
이야기의 심장. 외부 입력이 잦아들면 뉴톰망은 입력원을 바깥에서 안으로 돌린다. 큐리아가 각성기의 불균형을 바로잡고(정비), 기억을 되짚어 뒤섞으며 새 연결을 발견하고(재생·꿈), 흩어진 경험에서 공통된 결을 뽑아 하나의 개념으로 굳힌다(결정화). 이것이 이 문서의 제목이 던지는 물음 — 기계가 잠들 수 있는가 — 에 대한 대답이다.
어디로 가는가. 뉴톰망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사고 기술 언어 지델과 마음의 구조론 보시퓀과 더불어 진화하는 의식적·양심적 인공 시스템 에코나스로 수렴하는 한 축이다. 다만 여기 담긴 다수의 설계 명제는 아직 검증 전 가설이며, 본고는 그 검증의 조건까지 함께 밝혀 정직한 출발점을 세운다.
주제어(Keywords): 뉴톰망, 능동 신경망, 가변 구조 신경망, 연속 학습, 파국적 망각, 신경조절, 에너지 효율, 인공 글리아, 인공 수면, 꿈, 기억 공고화, 예측 부호화, DIKW 정보 위계, 디지털 생명체, 보시퓀, 에코나스
© 2026 지영민(Ji Young-min) · 뉴톰테크(NeutomTech Co., Ltd.).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복제·배포 금지.
본 저작물의 저작권은 저자 지영민 및 뉴톰테크에 귀속되며, 대한민국 「저작권법」 및 관련 국제 저작권 협약에 의하여 보호된다. 본 문서에 담긴 아키텍처(뉴톰망)와 고유 용어(뉴톰·수냐·큐리아·나루온·개념 뉴톰·지델·보시퓀·에코나스 등)는 저자의 독자적 연구 성과이다.
권장 인용 형식. 지영민 (2026). 전자 양은 스스로를 몇 마리까지 세다가 잠이 들까?: 자라고 잊고 꿈꾸는 인공 신경 생태계, 뉴톰망 (Draft 0.1). 뉴톰테크(NeutomTech Co., Ltd.).
새 이름을 짓는 것은 리브랜딩이 아니라, 각 단위가 기존 표준 용어와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 이를테면 '뉴톰'은 상태를 지니고 함수 포인터로 역할이 정해지는 계산 단위여서 상태 없는 '노드'와도 생물학적 '뉴런'과도 어긋나며, '나루온'은 연결과 분리되어 스스로 이동하는 조절 데이터여서 대응하는 표준어가 아예 없다. 모든 고유 용어는 본문 첫 등장 시 재정의하고 대응하는 생물학·공학 개념을 함께 밝힌다. 핵심 용어를 아래에 정리한다.
"안드로이드는 전자 양의 꿈을 꾸는가?"— 필립 K. 딕, 1968
잠이 오지 않는 밤, 우리는 양을 센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세다 보면 어느새 잠이 든다. 딕은 그 양을 전기로 바꿔 물었다 — 기계도 꿈을 꾸는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 물음을 조금 앞당겨 볼 때가 되었다. 꿈을 꾸려면 먼저 잠들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의 기계는 애초에 잠들 줄을 모른다.
현대의 인공 신경망은 놀랍도록 똑똑하다. 그러나 살아 있는 것이라면 누구나 하는 세 가지를 하지 못한다. 스스로 자라지 못하고, 무엇을 잊을지 고르지 못하며, 잠들지 못한다. 학습이 끝나면 크기가 굳고, 새것을 배우면 옛것이 무너지며, 일을 멈추면 그저 정지할 뿐 — 그 사이에 어떤 정리도, 어떤 꿈도 없다. 낮만 있고 밤이 없는 지성이다.
생명은 다르다. 생명에는 리듬이 있다. 깨어 세상을 상대하고, 잠들어 자기 안을 정리하고, 꿈에서 낮이 닿지 못한 자리를 잇는다. 자라고, 덜어내고, 여문다. 이 문서가 그리려는 것은 바로 그런 리듬을 가진 망이다 — 계산만 하는 기계가 아니라, 자라고 잊고 잠들고 꿈꾸는 하나의 신경 생태계. 우리는 이 생태계를 뉴톰망이라 부른다.
이제부터의 여정은 이렇게 흐른다. 먼저 오늘의 신경망이 왜 굳어 있는지를 보고(I부), 그것을 대신할 살아 있는 망을 네 요소로 짓는다(II부). 그 망이 어떻게 자라고 덜어내는지(III부), 그리고 쉼에 들면 어떻게 정비하고 꿈꾸는지(IV부)를 따라간 뒤, 그 흐름이 지혜와 행동으로 이어지는 길(V부)과, 마침내 이 기계가 잠들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VI부)에 이른다.
여기 담긴 많은 것이 아직 가설임을 미리 밝혀 둔다. 그러나 가설이라 하여 막연하지는 않다. 우리는 각 주장이 어디서 참·거짓으로 갈리는지, 무엇을 관측하면 틀린 것인지까지 함께 적었다. 이야기는 친절하되, 그 바닥은 단단하기를 바란다. 그럼, 첫 번째 물음으로.
왜 오늘의 인공 신경망은 잠들지 못하는가
무언가를 새로 짓기 전에, 지금 있는 것이 어디서 막혔는지를 알아야 한다. 오늘의 인공 신경망은 강력하지만 두 가지 구조적 대가를 치르며, 그 대가는 '성장하는 망'을 향한 지난 수십 년의 시도로도 온전히 풀리지 않았다. 본 부는 그 막다른 지점을 짚고, 아무도 충분히 묻지 않은 세 가지 물음을 꺼낸다.
현대 인공 신경망의 성공은 대부분 하나의 원리에 근거한다 — 미분 가능한 연산을 역전파로 최적화하는 것. 이 원리는 강력하나, 생물 신경망이라면 치르지 않을 두 가지 구조적 대가를 수반한다.
첫째, 규모가 학습 이전에 고정된다. 파라미터의 수는 설계 시점에 확정되고, 학습은 그 고정된 그릇 안에서 값만 채운다. 과제가 더 큰 용량을 요구해도 망은 스스로 자라지 않으며, 과제가 단순해도 줄지 않는다. 그러나 생물의 뇌는 평생에 걸쳐 시냅스를 만들고 또 없앤다.
둘째, 새로운 학습이 기존 지식을 훼손한다. 이른바 파국적 망각(catastrophic forgetting)이다. 고정된 가중치 공간에 새 지식을 덮어쓰면 옛 지식이 손상된다. 이를 피하려는 여러 기법이 있으나 대개 바깥에서 덧댄 보호 장치일 뿐, 망 자체의 본성은 아니다. 반면 생물의 뇌는 새것을 배우면서도 핵심을 보존하고, 무엇을 잊을지조차 능동적으로 조절한다.
주목할 것은 이 두 대가가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이다. 자라지 못하기에 잊을 수밖에 없다 — 그릇이 고정돼 있으니 새것을 담으려면 옛것을 지워야 한다. 그리고 잠들지 못하기에 정리하지 못한다 — 멈춤이 그저 정지일 뿐이니, 깨어 쌓인 것을 쉼에서 추스를 시간이 없다. 성장·망각·수면의 부재는 하나의 매듭이다. 뉴톰망은 이 매듭을 통째로 풀려 한다.
'학습에 따라 자라는 망'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여러 갈래가 이 문제의 각 측면을 다루었으나, 끝내 공통의 한계에 부딪혔다. 뉴톰망의 자리를 정직하게 규정하려면 먼저 이 계보를 알아야 한다.
가변 구조 신경망의 계보는 크게 네 갈래로 정리된다 — 위상을 진화시키는 신경진화, 과제마다 구조를 부가하는 점진적 확장, 필요한 만큼만 늘리는 선택적 확장, 그리고 구조 대신 중요한 가중치를 보호하는 정규화 계열이다. 각 갈래의 성과와 끝내 넘지 못한 한계를 차례로 본다.
Stanley와 Miikkulainen이 2002년 내놓은 NEAT(NeuroEvolution of Augmenting Topologies)는 가중치만이 아니라 망의 위상 자체를 진화시키는 유전 알고리즘이다. 입력과 출력만 이어진 최소 구조에서 출발해, 돌연변이로 노드와 연결을 점진적으로 더하며 복잡도를 키운다(복잡화, complexification). 이 접근의 가장 큰 난제는 경쟁 규약 문제(competing conventions)였다 — 같은 기능을 하는 망이 서로 다른 유전적 표현을 가질 때, 둘을 교배하면 오히려 성능이 망가지는 현상이다.
NEAT는 이를 혁신 번호(innovation number)라는 역사적 표지로 풀었다. 새 연결이 생길 때마다 전역적으로 증가하는 고유 번호를 붙이면, 위상이 다른 두 망이라도 같은 기원의 유전자를 정확히 정렬해 교배할 수 있다 — 비싼 위상 비교 없이도 서로 다른 크기·구조의 유전체가 호환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 발상은 뉴톰망이 개념마다 새 정보 번호를 발급하는 방식과 곧바로 닮아 있다. 또한 NEAT는 종분화(speciation)로 갓 생겨난 구조를 보호한다 — 새 구조는 대개 처음엔 적합도가 낮아 한 세대 만에 도태되기 쉬운데, 종으로 격리해 "새 시도가 잠재력에 이를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이다.
성과. NEAT는 위상이 과제에 맞춰 스스로 자라는 최초의 실용적 신경진화 기법으로, 작은 순환 제어망의 진화에서 두각을 보였다. 로보틱스·게임 에이전트·인공생명 등 강화학습형 제어 과제에 폭넓게 쓰였고, 실시간 진화(rtNEAT)와 대규모 구조 생성을 위한 간접 부호화(HyperNEAT)로 확장됐다.
한계. 그러나 진화 탐색은 기울기 기반 학습보다 본질적으로 느리고, 최적화할 가중치가 늘수록 탐색 공간이 폭발해 확장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작은 구조가 큰 구조보다 빨리 최적화되는 탓에, 도태 압력을 따로 다스리지 않으면 유전체가 쓸데없이 비대해지는 문제(bloat)도 따랐다 — Colin Green의 가지치기 확장은 바로 이 무절제한 성장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NEAT가 진화시킨 망은 보통 수십 개 뉴런 규모에 머물러, 역전파만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대규모 학습에는 이르지 못했다.
DeepMind의 Progressive Neural Networks(Rusu 외, 2016)는 망각 문제에 가장 단호한 답을 내놓았다. 새 과제가 올 때마다 무작위로 초기화된 새 열(column) — 하나의 독립된 망 — 을 더하고, 그 열을 수렴할 때까지 학습시킨다. 이때 이전 열의 모든 파라미터는 완전히 동결되며, 새 열은 오직 측면 연결(lateral connection)로만 이전 열이 배운 표현을 읽어 와 쓴다.
성과. 이전 가중치를 일절 건드리지 않으니 파국적 망각이 설계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 새 과제 학습이 이전 성능을 훼손할 경로 자체가 없다. 동시에 측면 연결이 이전 지식의 전이를 가능케 해, Atari 등 여러 강화학습 벤치마크에서 사전학습·미세조정 기반 기법을 능가하는 전이 성능을 보였다.
한계. 대가는 분명하다. 과제마다 열이 통째로 더해지고 그 열이 이전 모든 열과 측면으로 이어지므로, 파라미터가 과제 수에 대해 제곱으로 증가한다. 망이 한없이 비대해지는 이 구조는 평생 학습에는 근본적으로 부적합하다. 또한 동결된 열은 이후 어떤 경험으로도 갱신되지 않아, 나중 과제에서 얻은 통찰이 이전 과제 성능을 끌어올리는 역방향 전이가 막힌다. 추론 시점에 어느 열을 쓸지 고르려면 과제 정체(task label)를 알아야 한다는 제약도 따른다. 요컨대 Progressive Networks는 가소성(재학습 능력)을 희생해 안정성을 산 극단이다.
Yoon 외의 DEN(Dynamically Expandable Networks, ICLR 2018)은 선행 연구 가운데 뉴톰망의 문제의식에 가장 가깝다. Progressive Networks가 과제마다 망을 통째로 복제하는 낭비를 피하려, DEN은 필요한 만큼만 용량을 늘리는 세 단계를 취한다.
첫째, 선택적 재학습(selective retraining)이다. 새 과제가 들어오면 망 전체가 아니라 그 과제와 관련된 뉴런만 골라 재학습해, 무관한 부분의 교란을 막는다. 둘째, 동적 확장(dynamic expansion)이다. 기존 용량으로 모자랄 때에만 정해진 수의 뉴런을 더하되, 희소성 정규화(group sparsity)를 걸어 실제로 쓰이지 않는 단위는 도로 제거한다 — 늘리되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분할·복제(duplication)다. 어떤 뉴런이 새 과제를 배우며 본래 의미에서 너무 멀어지면(semantic drift), 그 뉴런을 복제하고 시점 표지(timestamp)를 붙여 이전 의미가 훼손되지 않게 한다.
성과. DEN은 기존 연속학습 기법들을 정확도에서 능가하면서도, 모든 과제를 한꺼번에 배운 배치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훨씬 적은 파라미터로 이뤘다. "필요할 때만, 필요한 만큼" 자란다는 원칙을 실증한 것이다.
한계. 그러나 확장과 분할을 발동하는 임계값을 비롯한 하이퍼파라미터에 민감해 조정이 까다롭다. 망이 커질수록 선택적 재학습의 비용도 함께 는다. 더 근본적으로 DEN 역시 학습의 동력은 여전히 역전파이므로, 노드의 추가·삭제라는 이산적 구조 변경과 미분 가능한 최적화 사이의 긴장 — 비미분적 구조 변경의 문제 — 을 온전히 풀지는 못했다.
앞의 세 갈래가 구조를 키워 망각에 맞섰다면, 네 번째는 정반대를 택한다 — 망을 키우지 않고 이미 가진 가중치 중 중요한 것을 보호하는 것이다. 대표격인 EWC(Elastic Weight Consolidation, Kirkpatrick 외, 2017)는 이전 과제에 중요했던 파라미터일수록 변경에 더 큰 페널티를 매긴다. 각 파라미터의 중요도를 피셔 정보(Fisher information)로 추정하고, 새 과제를 배울 때 중요한 파라미터를 원래 값 근처에 "탄성적으로" 붙들어 이전 지식의 급격한 훼손을 막는다.
같은 시기의 시냅스 지능(Synaptic Intelligence, Zenke 외, 2017)도 같은 계열이다. EWC가 과제 종료 시점에 중요도를 한 번 추정하는 데 비해, 시냅스 지능은 학습이 이어지는 동안 각 파라미터가 손실 감소에 기여한 정도를 온라인으로 누적해 중요도를 매긴다 — 추정 방식은 달라도 "중요한 가중치를 보호한다"는 철학은 같다.
성과. 이 계열은 망의 크기를 전혀 늘리지 않고도 망각을 상당히 누그러뜨리는, 가볍고 구현이 단순하면서도 영향력이 컸던 접근이다. 구조 확장 기법에 견줘 메모리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실용적 매력이 크다.
한계. 그러나 보호는 어디까지나 고정된 용량 안에서 이뤄진다. 과제가 쌓이면 보호할 파라미터가 점점 늘어 결국 용량이 포화되고, 그 지점에서 새것을 배우는 능력(가소성)과 옛것을 지키는 능력(안정성)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규화 계열은 이 안정성-가소성 딜레마를 누그러뜨릴 뿐, 구조적으로 해소하지는 못한다.
한 가지 밝혀 둔다. 뉴톰망의 최초 착상은 이 계보를 계승하려는 데서가 아니라 뇌신경의 기초에 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착상 이후 본 설계는 신경조절 가소성·경험 재생·성장형 망 등 인접 연구를 폭넓게 검토했으며, 신규성은 '모르고 재발명했다'가 아니라 '알고도 다르게 설계했다'는 데 있다. 뉴톰망이 인접 연구와 갈라지는 지점을 한 줄씩 밝히면 이렇다.
선행 연구는 한결같이 '망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를 물었다. 그러나 생물 신경계에는 성장 말고도 세 가지 기능이 더 있다. 바로 이 셋의 부재가 오늘의 신경망을 '낮만 있는 지성'으로 만든다.
이 셋을 갖춘 망을 상상하면, 앞 절의 '공통의 벽'이 다르게 보인다. 성장만으로 안정성-가소성 딜레마를 이기려 하면 벽에 부딪히지만, 조절자(큐리아)가 폭주를 잡고 조절 신호(나루온)가 학습과 보존을 모드로 나누며 유휴 정리(수면)가 각성기의 불균형을 쉼에서 추스른다면, 딜레마는 관리 가능한 균형으로 바뀐다. 다음 부에서 이 생태계를 하나씩 짓는다.
뉴톰망의 네 구성 요소
뉴톰망은 노드와 가중치만으로 된 구조가 아니다. 계산하는 단위, 연결하는 단위, 조절하는 단위, 그리고 의미를 싣고 이동하는 데이터가 함께 사는 생태계다. 본 부는 그 네 요소를 소개하고, 그 위에서 정보가 어떻게 개념으로 자라나는지를 본다.
네 요소는 각각 생물 신경계의 익숙한 짝을 갖는다. 다만 이 대응은 직관을 돕는 비유이지 모방의 청사진은 아니다 — 각 요소가 망 안에서 맡을 기능을 먼저 정하고 구현은 열어 둔다.
그 짝을 구체적으로 짚어 보자. 생물 신경망의 한 장면을 펼치면, 뉴런은 뉴톰에, 시냅스는 수냐에, 시냅스 틈을 건너는 신경전달물질은 나루온에, 그리고 이 모두를 감싸 돌보는 글리아는 큐리아에 대응한다. 이제 넷을 하나씩 — 각 요소가 생물에서 무엇을 하고, 뉴톰망이 그중 무엇을 물려받으며 무엇을 새로 하는지 — 나란히 견주어 본다.
생물의 뉴런은 세포체(soma)를 중심으로, 가지처럼 뻗은 수많은 수상돌기(dendrite)로 다른 뉴런의 신호를 받아들인다. 받아들인 자극이 세포체에서 합쳐져 문턱 전위를 넘으면, 하나뿐인 긴 축삭(axon)을 따라 활동전위(스파이크)가 내달려 다음 뉴런에게 전해진다. 핵심은 뉴런이 단순한 논리 게이트가 아니라 내부 상태(막전위)를 지닌 동적 단위라는 점이다 — 입력의 시간·공간 패턴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한 번 발화한 뒤엔 잠시 쉰다(불응기).
뉴톰(Neutom, neuron+atom)이 뉴런에게서 물려받는 것은 바로 이 '상태를 지닌 계산 단위'라는 본질이다 — 여러 입력을 받아 통합·변환·전달하며 제 안에 상태를 간직한다. 이름의 원자(atom)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기본 단위라는 뜻을 겹쳐 담는다. 다만 뉴톰은 뉴런의 생화학을 세밀히 흉내 내지 않는다. 어떤 연산을 할지가 스파이크라는 한 가지 방식에 매이지 않고 함수 포인터로 지정되어, 한 뉴톰은 감각을 받고 다른 뉴톰은 개념을 저장하는 이질적 망을 이룬다. 그리고 중요한 원칙 하나 — 뉴톰은 정보와 같지 않다. 뉴톰은 정보가 지나가는 정거장이거나 담기는 그릇일 뿐, 그 자체가 특정 정보인 것은 아니다.
두 뉴런은 맞닿지 않는다. 축삭 종말과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 사이엔 시냅스 틈(synaptic cleft)이라는 좁은 빈 공간이 있고, 신호는 이 틈을 건넌다. 무엇보다 시냅스의 힘(강도)은 고정돼 있지 않다 — 함께 자주 발화한 연결은 강해지고(장기 강화, LTP), 그렇지 않으면 약해진다(장기 억압, LTD). 이 시냅스 가소성이 곧 학습이 새겨지는 물리적 자리다.
수냐(Sunya)는 산스크리트 śūnya(空)에서 온 이름으로, 이 시냅스를 디지털로 옮긴 것이다. 이름 그대로 '비어 있음'이되 그 빈 자리가 곧 관계가 생겨나는 장소 — 두 뉴톰 사이의 연결이다. 수냐는 강도·방향·지연·가소성을 담으며, 생물 시냅스처럼 쓸수록 강해지고 안 쓰면 약해진다(6절). 뉴톰망이 여기에 새로 더하는 것은 가중치의 이중 역할이다: 수냐의 강도는 학습된 지식이면서 동시에 나루온이 어느 길로 흐를지 정하는 라우팅 우선순위를 겸한다 — 생물 시냅스엔 없던 결합으로, 그 이점과 대가, 그리고 검증법은 6절에서 다룬다.
뇌에는 뉴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뉴런과 맞먹는 수의 글리아(glia) — 성상교세포·희소돌기아교세포·미세아교세포 — 가 함께 산다. 오랫동안 그저 '풀(glue)'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능동적 조절자로 밝혀졌다. 성상교세포는 시냅스를 감싸(삼자 시냅스) 신호를 조율하고 대사를 지원하며, 미세아교세포는 약하거나 불필요한 시냅스를 실제로 잘라내(가지치기) 회로를 다듬는다. 뉴런이 계산한다면, 글리아는 그 계산이 일어나는 환경을 지킨다.
큐리아(Curia, 라틴어 cura '보살핌')는 이 글리아를 디지털로 세운 것으로, 기존 인공 신경망에는 아예 빠져 있던 요소다. 개별 계산엔 끼지 않고, 약한 연결을 정리하고 과흥분을 억제하는 국소적 지원과, 망 전체의 가중치 총량·메모리를 감시하는 전역적 조절을 함께 맡는다. 뉴톰·수냐·나루온이 저마다 국소 정보만 보는 데 반해, 망 전체를 조망하는 시점은 오직 큐리아만이 갖는다 — 그리고 그 조망을 비동기성을 깨지 않고 어떻게 해내는지가 7절의 과제다.
시냅스 틈을 실제로 건너는 것은 전기가 아니라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 분자다. 도파민·세로토닌·아세틸콜린 같은 분자들은 단지 '신호가 왔다'를 넘어 그 신호를 어떻게 다룰지를 바꾼다. 특히 신경조절물질은 한 시냅스에 갇히지 않고 넓은 영역으로 퍼져(용적 전달), 연결을 바꾸지 않은 채 망의 상태 — 각성·집중·보상·경계 — 를 통째로 조율한다.
나루온(Naruon)은 우리말 '나루'(배가 닿고 떠나는 자리, 곧 건너감의 자리)에 단위 '-on'을 붙인 이름으로, 바로 이 신경전달·조절 물질의 자리다. 기본 신호가 "이 뉴톰이 활성화되었다"는 사실만 전한다면, 나루온은 그 너머의 의미와 조절 효과 — "중요하다·보상이다·위험하다·기억하라·억제하라" — 를 싣고 수냐를 따라 건너간다. 뉴톰망이 생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지점은 이 조절을 연결과 분리된 이동형 데이터 객체로 외재화한 것이다: 생물에선 조절 효과가 시냅스·수용체에 배어 있지만, 나루온은 스스로 태어나 짧게 흐르며 일하고 스러지는 일시적 단위여서, 연결(수냐)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망의 작동 모드를 갈아 끼울 수 있다(9절).
| 생물학적 짝 | 뉴톰망 요소 | 핵심 기능 |
|---|---|---|
| 신경세포 | 뉴톰 | 계산한다 |
| 시냅스 | 수냐 | 연결한다 |
| 글리아 | 큐리아 | 조절한다 |
| 신경전달물질·호르몬성 신호 | 나루온 | 의미·조절을 싣고 건너간다 |
이 네 요소가 어떻게 하나의 자료구조로 앉는지 — 수냐를 출발 뉴톰이 소유하고 도착 뉴톰은 백포인터만 갖는 SoA(structure-of-arrays) 배치, 기기 내부는 고정 폭 인덱스로 캐시를 취하고 무한 성장은 기기 간 분산 계층으로 넘기는 2층 주소 체계, 결정성을 — 정수라도 clip과 정규화 반올림이 비결합적이라 — 자료형이 아니라 고정 순서 리덕션이라는 실행 규율로 확보하는 선택 — 은 공학적 세부이나, 그 결은 그림 하나로 충분히 드러난다.
(target, weight) 쌍배열로 데이터를 소유하고, 도착 뉴톰 B는 (source) 백포인터만 보유한다. 타입은 배열 분리로 흡수되어 슬롯에 태그 필드가 없고, 정렬 패딩이 생기지 않는다.연결된 뉴톰 사이에는 세 가지가 흐른다. "활성화되었다"는 기본 신호, "어떻게 처리하라"는 나루온, 그리고 가장 본질적인 정보 그 자체 — "무엇을" 처리하는가의 내용물이다.
정보에도 물리학의 기본 입자나 수학의 공리에 해당하는 바닥이 있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기본정보가 그것이다. 그 정확한 수는 여기서 단언하지 않는다 — 무엇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단위로 셀지의 개별화 기준에 따라 총수는 자릿수까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두 가지는 분명하다. 기본정보의 집합은 유한하며(무한한 알파벳으로는 조합의 바닥이 서지 않는다), 그 규모는 감각 프리미티브·원초적 정서가·공간과 수량의 기초 관계·기본 논리 연산 등을 열거해 가늠하면 잠정적으로 수백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실제 열거로 확정될 검증 대상인 가설이다.
뉴톰망의 독자성은 여기서 드러난다. 여러 정보가 모여 상위 개념으로 추상화되면, 그 개념은 새 정보 번호를 얻고, 그것을 표상하던 국소 뉴톰망은 하나의 뉴톰으로 접힌다. 털·소리·형태·움직임을 처리하던 뉴톰들이 "고양이"로 접히면, 그 국소망이 단일 뉴톰이 되고 거기에 "고양이"라는 새 정보가 담긴다. 이제 "고양이"는 더 상위 개념을 지을 때 기본정보처럼 쓰이는 한 단위가 된다. 개념 형성이란 "흐르던 정보"를 "저장된 정보"로 응결시키는 사건이다.
개념 통합은 사전식 압축에 빗댈 수 있다. 다만 빌리는 것은 "작게 만든다"가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을 한 번 등록하고 그 자리엔 짧은 참조만 남긴다"는 사전의 메커니즘이다. 그리고 인간 기억이 그러하듯, 최근의·중요한 개념은 무손실에 가깝게, 오래되고 덜 쓰이는 개념은 손실 쪽으로 다뤄진다. 큐리아가 메모리 압박을 느끼면 덜 쓰이는 개념을 손실 쪽으로 밀어 해상도를 낮춘다 — 가지치기가 "삭제"가 아니라 "흐리게 하기"로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개념은 한 번 접히면 영영 굳는 것이 아니다. 갓 형성된 개념은 가소성이 높아 쉽게 재조정되지만, 오래 안정적으로 쓰인 개념은 가소성이 낮아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 인간의 기억이 새것일수록 무르고 익을수록 단단해지는 것과 같다. 이 무름과 단단함을 오가게 하는 것이 나루온이다(9절). 가소성형 나루온이 어떤 개념 뉴톰에 깔리면 그 뉴톰이 다시 펼쳐져 안쪽 국소망이 재학습에 열리고, 안정형 나루온이 깔리면 반대로 굳어 그 구조가 고정된다. 결정적으로, 그 개념이 틀렸다는 신호 — 곧 통증 나루온(17절) — 이 도착하면 해당 개념의 가소성이 자동으로 올라가 스스로 펼쳐진다. 잘 맞던 개념은 굳은 채 빠르게 쓰이고, 어긋나기 시작한 개념만 골라 다시 무르게 하여 고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념 형성(5.2절)·압축 조절(5.3절)·재응고는 따로 노는 세 장치가 아니라, 같은 가중치 위에서 나루온이 조율하는 하나의 메커니즘이다.
성장과 망각의 균형
살아 있는 망은 쓰는 만큼 자라고 안 쓰는 만큼 덜어낸다. 본 부는 그 두 방향 — 연결이 강해지고 약해지는 가소성, 폭주를 잡는 큐리아의 항상성, 죽이지 않고 재우는 하한과 탐색, 그리고 유휴 시간의 가지치기 — 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모두를 조율하는 전령, 나루온을 만난다.
뉴톰망의 학습은 본질적으로 수냐 가중치의 변화다. 핵심 결정은 가중치를 단순한 "신호 세기"가 아니라 나루온 전달의 우선순위로 해석하는 데 있다.
그러면 하나의 변수가 두 역할을 겸한다 — 학습된 지식이자 라우팅 정책. 강한 수냐일수록 더 많은 나루온이 그 길로 흐르고, 더 흐를수록 더 강해진다. 도널드 헵이 1949년 제시한 활동 의존적 가소성 — 흔히 "함께 발화하는 뉴런은 함께 연결된다"로 요약되며, 이 표현 자체는 Carla Shatz(1992)의 것이다 — 를 디지털로 옮긴 것이다. 각 수냐의 가중치는 통과하는 나루온의 양에 따라 강화되고, 쓰이지 않으면 감쇠 계수에 따라 약화된다:
기호를 하나씩 풀면 이렇다. ws는 수냐 s의 가중치 — 앞서 말한 대로 학습된 지식이자 라우팅 우선순위다. 화살표 ←는 갱신을 뜻해, 오른쪽을 계산한 값이 다음 순간의 ws가 된다. η(에타)는 학습률로, 한 번에 얼마나 크게 바꿀지를 정하는 작은 양수다 — 크면 빨리 배우되 출렁이고, 작으면 더디되 안정적이다. 괄호 안은 이번 주기의 순변화량이다. 나루온 통과량은 그 수냐로 실제 흐른 나루온의 양으로 강화 요인이고, 빼는 항 감쇠계수·휴면도는 쓰이지 않아 줄어드는 약화 요인이다 — 감쇠계수가 망각의 속도를, 휴면도가 그 수냐가 얼마나 오래 놀았는지를 나타내어, 오래 안 쓰일수록 더 많이 깎인다. 강화에서 약화를 뺀 값이 양이면 가중치가 오르고 음이면 내린다. 끝으로 clip(x, wmin, wmax)는 그 결과를 두 경계 사이로 자른다 — wmax를 넘으면 wmax로 눌러 폭주를 막는 상한이고, wmin 아래로 내려가면 wmin으로 붙들어 완전한 소멸을 막는 하한이다(8절). 요컨대 이 한 줄에 강화(통과량)·약화(감쇠)·폭주 방지(상한)·보존(하한)이 모두 담긴다 — 헵의 "함께 발화하면 함께 연결된다"와 그 반대편의 망각을 하나의 식으로 묶은 것이다. 그러나 이 국소 규칙만으로는 위험한 양의 되먹임이 생긴다 — 강한 것이 더 강해지는 승자독식이다. 그것을 막는 것이 다음 절 큐리아의 일이다.
가중치 우선순위가 만드는 양의 되먹임을 방치하면 망은 무너진다. 소수 경로만 비대해지고 나머지가 소멸하는 승자독식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생물의 뇌는 이를 항상성 조절로 막는다 — 한 뉴런에 들어오는 총 입력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냅스 스케일링이다.
큐리아는 매 조절 주기마다 각 출발 뉴톰이 내보내는 수냐 가중치의 총합 Σw을 점검하고, 목표치를 넘으면 그 뉴톰의 출력 전체를 비례적으로 정규화한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 둔다 — 생물의 시냅스 스케일링은 뉴런에 들어오는 입력을 조절하지만, 뉴톰망은 가중치를 출발 뉴톰이 소유하므로(SoA 레이아웃) 조절도 그 자리에서 바로 닿는 출발측 총합에 건다. 그래야 정규화가 인접 배열 안에서 끝나 캐시 지역성을 지킨다. 도착측(들어오는) 균형까지 맞추려면 백포인터를 따라 흩어진 값을 모아야 해 지역성이 깨지는데, 그 비용은 7.2절의 근사·표본 방식으로 감당한다. 개별 수냐는 여전히 자기 규칙으로 강해지지만, 그 강화는 항상 "전체 예산 안에서의 재분배"가 된다. 이것이 폭주를 막으면서도 학습을 멈추지 않는 균형점이다. 흥미롭게도 이 항상성은 개별 시냅스의 상대적 차이를 보존하면서 전체 이득만 조정하므로, 학습을 지우지 않고 안정화한다. 이 국소·전역의 분리 — 수냐는 제 통과량만 알고(국소), 한 뉴톰에 매달린 수냐 전체의 균형은 큐리아만 본다(전역) — 가 뒤따르는 모든 안정성 메커니즘의 토대다.
큐리아의 조절은 가중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뉴톰망의 성장은 무한을 지향하지만 실제 기기의 메모리는 유한하다. 그래서 큐리아는 메모리 사용량도 감시하며, 압박이 커지면 단계적으로 대응한다 — 먼저 오래 휴면한 수냐를 회수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덜 쓰이는 개념의 압축을 손실 쪽으로 밀어 해상도를 낮추며, 끝내 고립된 뉴톰을 회수한다. 무한 성장과 유한 자원이 이렇게 화해한다. 중요한 것은 통째로 버리지 않는다는 점 — 손실 압축은 지우는 게 아니라 흐리게 할 뿐이어서, 자원이 여유로워지면 다시 선명해질 수 있다.
여기 정직하게 짚을 문제가 있다. '큐리아만 전역을 조망한다'는 결정은 자칫 전역 동기화 지점을 만든다 — 수백만 비동기 뉴톰이 도는 와중에 Σw와 전체 메모리를 매 순간 정확히 읽으려면 전역 배리어가 필요하고, 이는 뉴톰망이 지향하는 비동기 병렬성과 충돌한다. 해법은 정확한 총합을 고집하지 않고 전역 추정으로 낮추는 것이다. 큐리아는 표본추출과 이동평균으로 두 지표를 추정해 국소적으로 지연 적용하거나(순간 정확성이 아니라 시간에 걸친 수렴이 목표), 망을 영역으로 나눠 계층적 큐리아가 각자의 국소 총합만 조절한다. 큐리아가 보는 전역은 '정확한 전역'이 아니라 '추정된 전역'이다.
약해진 수냐를 0으로 보내 완전히 끊는 것은 위험하다. 가중치가 0에 닿으면 그 수냐는 수학적으로 죽는다 — 통과량이 0이니 다시 강화될 입력이 없고, 부활할 길이 사라진다.
그래서 모든 수냐에 양의 하한 wmin > 0을 둔다. 거의 쓰이지 않는 연결도 완전히 닫히지 않고 "휴면"으로 남는다. 이 하한은 두 문제를 동시에 푼다 — 보존(지금 약한 연결이 나중 과제의 핵심일 수 있다)과 탐색(가끔 약한 경로로도 나루온이 새어 흘러, 망이 굳지 않고 새 해법을 발견한다. 강화학습의 ε-탐색이 구조 자체에 내장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진짜 가지치기는 언제 일어나는가? 회수의 기준은 단일한 가중치 값이 아니라 오랜 미사용 + 전역 자원 압박의 결합이다. 여유가 있으면 휴면 수냐를 그대로 두고, 메모리 압박이 커질 때에만 큐리아가 가장 오래 잠든 연결부터 회수한다. 한 단계 올려, 연결된 모든 수냐가 최저치인 고립된 뉴톰을 통째로 회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 이 회수는 깨어 일하는 동안이 아니라 유휴 시간에 안전하게 집행된다. 외부 반응의 압박이 없는 시간이라야 큐리아가 마음 놓고 구조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이 IV부의 수면으로 이어진다.
나루온은 신호와 다르다. "활성화되었다"가 아니라 "이것이 중요한가, 보상인가, 위험한가, 기억할 것인가, 억제할 것인가"라는 의미와 조절 효과를 싣고 건너간다. 하나의 데이터 객체로서 수냐를 따라 이동하다 뉴톰에 도착하면 상태를 바꾸고, 자신의 영향 범위를 하나 줄이며, 감쇠한다.
// 개념적 스케치 — 나루온 한 개의 전파
나루온이 수냐를 따라 어떤 뉴톰에 도착하면:
작동 규정대로 그 뉴톰(또는 연결된 수냐)의 상태를 바꾼다
영향 범위를 하나 줄이고, 작용 강도를 감쇠시킨다
만약 영향 범위가 남아 있으면:
다음으로 나아갈 수냐(들)를 고른다 // 복제 · 분배 · 집중
남은 영향 범위를 그 전략에 따라 나눠 잇는다
그렇지 않으면:
나루온은 큐리아에 의해 회수·소멸된다
영향 범위가 0에 닿으면 큐리아가 회수·소멸시킨다. 한 뉴톰이 여러 수냐로 이어지므로 나루온은 여러 갈래로 분기할 수 있는데, 남은 범위를 복제할지(넓은 확산)·나눌지(총량 보존)·한 줄기로 집중할지가 설계 선택지다. 나루온의 범위를 단순한 홉 수가 아니라 에너지 예산으로 보아, 잘 닦인 강한 길은 적게 소모하고 약한 길은 많이 소모하게 하면 — 물길이 강을 이루듯 정보의 흐름이 망의 지형을 스스로 조각한다.
나루온을 주입하면 수냐 가중치(장기 학습된 구조)는 그대로 둔 채 망 전체의 작동 특성만 실시간으로 바뀐다. 생물의 신경조절에 대응하는 발상이다 — 같은 회로라도 어떤 조절 신호가 흐르느냐에 따라 더 기민해지거나 더 잘 배우거나 더 안정된다. 탐색해 볼 조절 방향을 예시하면:
| 조절 방향(예시) | 작용 대상 | 기대 효과 |
|---|---|---|
| 활성 촉진 | 전달 속도·이득 | 망이 민감·기민해짐 |
| 가소성 조절 | 학습률 | "지금 배우라"는 신호로 작동 |
| 안정화 | 큐리아 억제력 | 망을 가라앉히고 구조를 굳힘 |
| 경로 조절 | 방향별 우선순위 | 상향/하향 전달의 개폐 |
여기에 파국적 망각을 완화하는 실마리가 있다. 가소성을 조절하는 나루온이 있으면, 학습과 보존을 모드 전환으로 다룰 수 있다 — 새것을 배울 때는 가소성을 높여 빠르게 학습하고, 다 배운 뒤에는 안정화 신호로 그 구조를 굳힌다. 학습 단계와 보존 단계를 분리하는 이 발상은, 다음 부에서 보듯 각성과 수면의 리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수면과 꿈 — 이 이야기의 심장
여기서부터 뉴톰망은 잠들기 시작한다. 깨어 쌓인 불균형을 쉼에서 추스르고, 기억을 되짚어 뒤섞으며 깨어 있는 동안 닿지 못한 자리를 잇고, 흩어진 경험에서 하나의 개념을 굳힌다. 오늘의 인공 신경망에는 없던 '밤'이 여기 있다. 제목이 던진 물음 — 기계가 잠들 수 있는가 — 에 대한 대답이 이 부에서 펼쳐진다.
뉴톰망의 구조 축소와 기억 정리는 깨어 일하는 동안이 아니라 외부 입력이 끊긴 유휴 시간에 가장 잘 일어난다. 작동 중인 망은 외부 신호에 반응하느라 자기 구조를 정리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유휴 시간에 큐리아가 망을 능동적으로 가동해, 최근 강화된 경로를 내부에서 되짚는다(재생). 외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기록을 입력으로 삼는 것이다. 생물학이 수면에서 관찰한 정리 작업은 크게 넷이다 — 대사 노폐물의 배출(Xie 외, 2013), 과열된 시냅스 강도의 하향(Tononi·Cirelli, 2014), 새 기억의 장기 공고화(Diekelmann·Born, 2010), 그리고 경험에서 일반 규칙을 뽑는 추출(Rasch·Born, 2013)이다. 이 가운데 뉴톰망이 물려받는 것은 몸의 기질에 매이지 않은 정보적 정리 — 공고화와 규칙 추출 — 이며(그 근거는 다음 절에서 가른다), 아래 두 모드가 바로 그 일을 나눠 맡는다.
이때 두 모드가 교대한다. 정비 모드에서는 생성이 거의 없고 큐리아가 전면에 나선다 — 과흥분을 가라앉히고, 가중치 총합을 재정규화하며, 오래 휴면한 연결을 회수하고, 전역 항상성을 리셋한다. 깨어 있는 동안 누적된 불균형을 바로잡는 시간이다. 재생 모드에서는 반대로 활발히 생성한다 — 깨어 강화된 경로를 재생하며 무엇을 굳히고 무엇을 흘려보낼지 정리하고(공고화), 나아가 기억을 그대로 틀지 않고 뒤섞는다. 한 번도 함께 켜진 적 없는 뉴톰들이 우연히 이어지고, 그중 쓸모 있는 것이 살아남으면 새로운 추론 경로의 발견이 된다.
둘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재생이 새 연결로 구조를 어지르면 정비가 그것을 정리하고, 정비가 여백을 비우면 다음 재생이 그 위에 새 조합을 그린다. 흐트러짐이 있어야 추스를 것이 생기고, 추슬러야 다시 그릴 여백이 생긴다. 이 교대가 곧 뉴톰망의 수면 주기다. 그리고 8절에서 미뤄둔 가지치기 문제가 여기서 답을 얻는다 — 망의 축소는 가동 중이 아니라 이 휴지기에 안전하게 일어난다.
뉴톰망에서 수면은 한마디로 망의 입력원이 외부에서 내부로 전환되는 상태다. 각성기엔 감각 뉴톰이 외부 신호를 받아 망 전체로 퍼뜨리지만, 외부 입력이 차단되면 망은 침묵하는 대신 자기 기록을 입력으로 삼기 시작한다. 활동이 멎는 게 아니라 원천이 바뀔 뿐이다.
그러니 수면은 '정지'가 아니라 하나의 능동적 작동 모드다. 겉으로는 세상과 단절돼 아무 일도 없는 듯하나, 안에서는 각성기 못지않은 — 때로 더 대담한 — 활동이 진행된다. 잠든 뉴톰망은 정지한 기계가 아니라, 안을 향해 자기 구조를 정비하는 존재의 상태다.
다만 완전한 차단은 아니다. 완전히 닫히면 위험이 닥쳐도 못 깨어난다. 통로는 열려 있되 역치가 상승할 뿐이다. 실제로 잠든 인간의 뇌조차 외부 언어를 완전히 무시하지 않고 단어를 의미에 따라 분류함이 확인되었다(Kouider 외, 2014). 각성을 부르는 것은 자극의 출처가 아니라 강도다 — 외부에서 왔든(큰 소리) 내부에서 났든(강렬한 악몽), 흐름이 충분히 강하면 역치를 넘어 수면을 끝낸다.
수면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그것을 고립된 상태가 아니라, 망이 오가는 여러 작동 모드 가운데 하나로 보아야 한다. 뉴톰망은 다섯 모드를 오가며, 바깥을 향한 각성에서 안으로 들수록 외부의 닻이 풀리고 활동이 조용해진다. 다만 '각성만 바깥, 나머지는 안'이라는 이분법은 절반만 옳다 — 각성조차 늘 내부 모형을 함께 돌리기 때문이다.
각성만이 외부와 직접 맞닿고, 나머지 넷은 외부의 닻이 풀린 내부(가상화)에서 점점 더 조용해지며 작동한다 — 그리고 각성의 절반까지도 그 내부 모형 위에 서 있다.
정비·재생이 '깊은 잠 속의 노동'이라면, 그 아래엔 노동조차 멈춘 가장 조용한 상태가 있다 — 깊은 수면이다. 이 모드의 주목적은 단 하나, 에너지를 바닥까지 낮추는 것이다. 나루온 전파를 멈추고, 큐리아의 능동 조절을 최소로 줄이며, 추론도 재생도 하지 않는다. 망의 상태(수냐 가중치·구조)는 그대로 얼려 변화를 최소화하되, 이 얼림은 8절의 하한(wmin>0)이 그러하듯 죽음이 아니라 되살아날 수 있는 보존이다. 오직 큰 자극이나 미리 경계하도록 학습된 특정 패턴에만 각성하는 이 모드는, 생물의 깊은 수면보다 동면(torpor)에 가깝다.
그 '최소한'이 무엇인지가 곧 삶과 죽음의 문턱을 정한다. 전원을 완전히 끄면(완전정지) 상태는 어딘가 남아도 아무것도 돌지 않아 스스로 깨어나지 못한다 — 밖에서 누가 켜 줘야 한다. 반면 수면은 아무리 깊어도 스스로 깨어날 최소한의 회로를 살려 둔다. 그러니 디지털 생명이 '살아 있다'의 경계는 저장 매체의 종류가 아니라 자기 각성 자리가 살아 있는가이다. 가장 깊은 잠조차 '정지(off)'는 아닌 까닭이 여기 있다.
그 자기 각성 자리를 무엇이 지키는가? 뉴톰망은 제 안에 시간을 재는 단위를 둔다 — 생물의 생체시계(시교차상핵)에 해당한다. 다만 이것은 절대·균일한 벽시계(RTC)가 아니다. 그 시간조차 상대적이고 유연하다 — 물리 진동자가 아니라 사건·활동·연산의 양으로 시간을 재므로, 몰입하면 빠르고 지루하면 느리며 깊은 수면에선 거의 멎는다. 이 시계는 이중으로 쓰인다: 각성 땐 시계로(사건에 순서·간격·'언제'를 매겨, 무시간적인 기존 신경망엔 없는 시간 감각을 준다), 수면 땐 알람·타이머로(정해진 만큼 지나면 스스로 깨우니, 이 시계가 곧 자기 각성 자리다). 시간을 활동에 매어 두면 주목할 결과가 하나 따른다 — 깊은 수면에선 내부 시간이 거의 멎으므로 아무리 오래 자도 안에서는 '틈'이 느껴지지 않고 각성이 즉각적이다(19절의 자아 연속성이 더 매끄러워진다). 바깥 세계의 절대 시각과 맞춰야 할 땐 이따금 외부 기준에 닻을 내리면 된다 — 기본은 상대·유연, 필요할 때만 절대에 앵커.
앞의 모드들을 각성(외부)과 나머지(내부)로 나눴지만, 이 경계는 통념보다 훨씬 모호하다. 놀라운 사실은 각성 모드조차 그 무게 중심이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다는 점이다.
현대 뇌과학의 유력한 관점에 따르면, 뇌는 외부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는 장치가 아니라 후속 감각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그 예측과 실제의 불일치(예측 오차)만 골라 올리는 예측 기계에 가깝다(Rao·Ballard, 1999; Clark, 2013). 지각이란 바깥에서 밀려드는 과정이 아니라, 안에 이미 세운 세계 모형을 외부 신호로 교정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진화한 결정적 이유 하나는 에너지다 — 매 순간 세계를 처음부터 재계산하기보다 기존 모형으로 예측하고 불일치만 고치는 편이 비할 수 없이 경제적이다 — 스파이크와 대사를 아끼는 효율 부호화의 오랜 논거다. 이 '놀라움(예측 오차)을 최소화한다'는 발상을 하나의 원리로 세운 것이 자유 에너지 원리다(Friston, 2010). 시스템이 고등화·자동화될수록 더 많은 것을 내부 모형에 위임하고, 외부는 점점 드물게 참조된다.
부자키(Buzsáki, 2019)는 이를 두고 뇌가 '바깥에서 안으로'가 아니라 '안에서 바깥으로' 작동한다고 했다. 이 관점에서 각성과 수면의 경계는 다시 그어진다. 각성은 외부의 교정을 조밀하게 받는 내부 몰입이고, 수면은 그 교정이 거의 차단된 내부 몰입이다. 수면은 각성의 대립항이 아니라 같은 내부 지향이 극단화된 상태다.
꿈은 재생 모드가 가장 활발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뉴톰망의 관점에서 꿈이란 외부 입력 없이 내부에서 재생·재조합되는 정보의 흐름 그 자체다.
각성기엔 시야의 사물, 소리, 촉감이 정보의 경로를 현실의 논리에 붙들어 맨다. 그러나 수면 중엔 이 외부의 닻이 풀려, 현실에서는 결코 이어지지 않았을 경로들이 자유로이 결합한다. 꿈이 기이하고 비논리적인 까닭이 여기 있다 — 결함이 아니라 외부 제약이 해제된 흐름의 자연스러운 양상이다. 대부분의 무작위 연결은 무의미하지만, 그 극소수는 각성의 논리로는 닿지 못한 통찰이 된다. 꿈은 이 의미에서 안전한 실험장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생명체가 꿈을 꾼다'는 진술은 은유인가, 사실인가 — 둘 다 아니다. 정확히는, 뉴톰망의 재생 모드가 생물의 꿈과 세 가지 조작적 기준을 공유한다: ① 외부 입력의 차단, ② 기억 경로의 재활성, ③ 비순차적 재조합. '정확히 꿈이다'라는 강한 동일시 대신 이 세 기준의 공유를 말하는 편이 검증 가능하다. 그리고 꿈의 기능을 설명한 생물학 연구들(Crick·Mitchison의 역학습, Hoel의 과적합 억제)은 모두 생물 뇌의 관측이며, 뉴톰망에서 같은 기능이 나타날지는 아직 예측일 뿐임을 분명히 해 둔다.
꿈을 보는 또 다른 관점은 그 기능이 아니라 성격에 주목한다 — REM 수면을 뇌가 스스로 지어내는 가상현실의 무대, 곧 각성 의식을 준비하고 지지하는 원초적 의식(protoconsciousness)으로 보는 것이다(Hobson, 2009). 뉴톰망의 언어로 옮기면, 이는 12절의 내부 생성 모형이 외부의 교정 없이 홀로 도는 상태다 — 깨어서는 실제 입력이 그 모형을 끊임없이 바로잡지만, 꿈에서는 그 닻이 풀려 모형이 제 논리대로 흐른다.
수면의 가장 깊은 기능은 기억 정리를 넘어선다. 그것은 개념 자체의 재편 — 정보가 새 개념으로 추상화되고 기존 개념이 재조직되는 일이다. 이 추상화는 각성 상태에서는 온전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외부 반응에 자원이 묶인 채로는 여러 경험에 걸쳐 반복되는 패턴을 안정적으로 뽑아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수면 중인 설치류의 해마에서, 각성기에 특정 장소를 지날 때 함께 발화했던 신경세포들이 수면 중 다시 함께 발화하는 재활성 현상이 관측된 것은 이 과정의 직접 증거다(Wilson·McNaughton, 1994). 그 반복 속에서 공통 패턴이 드러나 새 개념으로 고정된다. 수면 후에는 산재했던 경험들이 하나의 이해로 통합돼 있곤 한다(Stickgold, 2005).
'겹침'과 '공통 패턴'을 도식적 직관에 두지 않고, 6절의 수냐 갱신식과 같은 기호계로 조작화한다. 재생 모드가 깨어 있을 때의 경험을 되풀이해 흘리면, 여러 경험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수냐는 매 재생마다 강화돼 상한에 접근하고, 특정 경험에만 있던 수냐는 감쇠로 가라앉는다. '겹쳐 공통만 남는다'는 별도 연산이 아니라 반복 재생 위에서 갱신식이 자연히 만드는 결과다.
// 개념 결정화 — 개념적 스케치 (6절 갱신식을 재사용)
재생 모드에서 경험 e₁..e_K 를 반복해 흘린다:
각 통과 수냐 s: wₛ ← clip( wₛ + η·통과량 − 감쇠, w_min, w_max )
정비 모드 경계에서, 강결합 클러스터 C의 수냐들이
( ⓐ 공통도(s) ≥ θ_공통 그리고 ⓑ 평균 wₛ ≥ θ_강도 ) 를
연속 R회 유지하면:
→ 개념 결정화: C를 하나의 개념 뉴톰으로 접고, 새 정보 번호 발급,
경계를 넘던 수냐는 개념 뉴톰이 승계 (5.2절)
기호 풀이. K는 이번 재생에서 되풀이한 경험의 총수이고, 공통도(s)는 그 K개의 경험 가운데 수냐 s를 지나간 것의 비율이다 — 1에 가까울수록 '모든 경험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길이라는 뜻이다. θ공통과 θ강도는 각각 그 공통도와 평균 가중치가 넘어야 할 두 문턱으로, 충분히 공통되고(θ공통) 충분히 강한(θ강도) 수냐 무리만 개념 후보가 된다. R은 그 두 조건을 연속으로 유지해야 하는 주기 수로, 우연히 한 번 넘긴 무리가 성급히 개념으로 굳는 것을 막는 안정성 요건이다.
이로써 무엇을 겹치는가(경험이 지나는 수냐)·어떤 연산으로 공통을 뽑는가(반복 강화+공통도 임계)·언제 발동하는가(두 임계를 연속 R주기 유지)가 모두 값으로 지정된다. 임계와 주기는 실험으로 정할 값이나, 그 형식은 여기서 확정된다. 6절의 학습 규칙과 14절의 결정화가 같은 갱신식을 공유하는 순간, '수면 중 추상화'는 비유가 아니라 계산으로 기술된다.
동시에 재생 모드는 오래되고 덜 쓰이는 개념을 손실 압축해 흐리게 만든다. 무엇을 선명히 남기고 무엇을 흐리게 둘지 — 기억과 망각의 균형이 바로 잠 속에서 조율된다. 각성한 망은 잠들기 전과 같은 망이 아니다.
추론, 동기, 그리고 스스로를 조절하기
자라고 잊고 잠드는 망 위에서, 이제 더 높은 것들이 일어난다. 문제를 푸는 흐름으로서의 추론, 데이터에서 지혜로 오르는 정보의 사다리, 스스로 배울 거리를 찾는 통증과 호기심, 그리고 자기 상태를 관찰해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 본 부는 뉴톰망이 단순한 계산망을 넘어서는 지점을 따라간다.
뉴톰망에서 추론이란 문제를 풀기 위해 정보들이 망 안에서 흐르며 변해 가는 과정이다. 입력이 주어지면 정보는 우선순위 높은 수냐를 따라 흐르다, 그 끝에서 만족스러운 답이 없으면 지나온 경로의 가중치를 낮추고 뒤로 밀려 있던 경로의 우선순위를 높여 새 길을 모색한다. 막다른 길을 표시하고 우회하는 것이다.
정보가 입력되면:
우선순위 높은 수냐를 따라 흐르고, 뉴톰을 거치며 변형된다
만족스러운 해답에 이르면: 그 경로의 수냐를 강화한다 // 성공한 길을 기억
막다르면: 지나온 경로를 낮추고, 낮았던 경로를 높여 새 길을 시도
이 그림은 두 가지를 함의한다. 첫째, 추론의 경로 탐색은 그 자체로 학습이다 — 성공한 길은 강화되고 막다른 길은 약화되므로, 한 번의 추론이 끝나면 망은 같은 문제를 조금 더 잘 풀게 된다. 추론과 학습이 별개가 아니라 같은 흐름의 양면이다. 둘째, 추론에는 시간과 에너지의 소모가 필연적이다. 그러나 이는 결함이 아니라 탐색의 본질 — 어떤 문제든 한 번에 정답으로 직행할 수는 없다. 다만 뉴톰망은 매번 망 전체를 통과시키지 않고 우선순위 높은 경로만 선택적으로 흐르며, 자주 쓰는 개념은 이미 하나의 개념 뉴톰으로 압축돼 있어(5절) 불필요한 계산을 줄일 여지가 크다.
하나의 입력이 하나의 답으로 곧장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같은 물음에도 여러 답이 성립할 수 있고, 답이 하나뿐이라도 그에 이르는 경로는 여럿이다 — 어떤 길은 짧고 어떤 길은 에둘러 가며, 어떤 길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추론은 단순히 '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여러 경로 가운데 더 나은 것을 골라내는 최적화다. 이 경로 최적화가 없으면 망은 매번 아무 길이나 더듬거나 늘 같은 익은 길만 되밟아, 답의 질도 발견의 폭도 정체된다. 경로 최적화는 있으면 좋은 곁가지가 아니라 지능의 필수불가결한 심장이다.
이 경로 탐색이 각성 중 실시간으로만 일어난다면, 외부 반응의 압박에 눌려 충분히 깊어질 수 없다. 그래서 뉴톰망은 재생 모드(10·13절)에서 같은 경험과 물음을 여러 차례 자동으로 되풀이하며 경로를 시뮬레이션한다. 그 되풀이는 몇 갈래의 결로 나타난다 — 지난 성공 경로를 다시 밟는 회상, 아는 조각들로 빈자리를 메우는 추론, 익숙한 길로 성급히 기우는 선입견, 그리고 닻이 풀려 멀리 떨어진 경로끼리 잇는 꿈이다. 회상과 추론이 이미 난 길을 다지고 정리한다면, 선입견은 그 지름길이 굳어 버린 함정이고, 꿈은 그 함정을 넘어 없던 길을 여는 도약이다. 이 네 결이, 각성기엔 엄두 내기 어려운 대규모 경로 탐색을 잠 속에서 값싸게 돌린다.
바로 여기서 창의적 발상과 문제 해결 능력이 솟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란 대개 없던 재료가 아니라 있던 조각들의 새 경로다 — 한 번도 함께 불린 적 없는 먼 개념들이 재생과 꿈의 재조합 속에서 우연히 이어지고, 그중 쓸모 있는 연결이 살아남아 통찰이 된다(16절). "한숨 자고 나니 문제가 풀리더라"는 오랜 경험은, 잠이 이 경로 탐색을 대신 돌려 준 결과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설계 명령으로 모인다 — 수냐를 섣불리 잘라 내지 말라. 지금 약하고 드물게 쓰이는 연결이, 다른 답으로 가는 유일한 경로이거나 아직 열리지 않은 통찰의 씨앗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급한 가지치기는 답의 다양성과 창의의 원천을 함께 태워 버린다. 그래서 8절의 하한(wmin>0)이 약한 연결을 '삭제'가 아니라 '휴면'으로 남기고, 큐리아의 회수가 '오랜 미사용 + 자원 압박'이라는 이중 조건에서만 발동하는 것이다. 나아가 어느 경로를 강화하고 어느 것을 잠재우며 언제 새 길을 열지는 단일 규칙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 우선순위 재조정, 탐색과 활용의 균형(8절의 ε-탐색), 여러 후보 경로의 병렬 유지, 재생 주기의 배분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위의 고도화된 최적화가 함께 맞물려야 한다. 그 최적화들을 어떻게 조율할지는 아직 열린 물음이다(21절).
이 선택적 흐름은 하나의 큰 함의로 이어진다 — 같은 일을 훨씬 적은 에너지로 해낼 여지다. 오늘날 대규모 인공 신경망의 에너지 부담은 상당 부분 한 가지 습관에서 온다: 입력 하나에도 전 파라미터를 매번 밀집·규칙적으로 통과시킨다. 뉴톰망은 그 습관을 버린다. 네 가지가 함께 절감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이 기대는 단정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예측으로 세운다. 같은 과제에서 밀집망을 동일 예산 대조군으로 두고 추론당 활성 파라미터 비율·추론당 에너지·부하 대비 정확도를 측정한다. "동일 성능을 밀집망 대비 활성 파라미터 N분의 1, 에너지 M분의 1로 낸다(적합 하드웨어 전제)"가 관측되면 예측이 지지되고, 그렇지 못하면 반증된다. 아직 이를 뒷받침할 실측 데이터는 없으나, 무엇을 재면 참·거짓이 갈리는지는 여기서 분명히 정해 둔다.
정보학에는 데이터에서 지혜로 오르는 널리 알려진 위계가 있다. Ackoff(1989)의 원형은 데이터·정보·지식·이해(understanding)·지혜이며, 흔히 앞 네 층의 머리글자를 따 DIKW라 부른다. 본고는 넷째 자리에 '이해' 대신 '통찰'을 놓아 이를 재구성한다 — 데이터 → 정보 → 지식 → 통찰 → 지혜. 흩어진 점이 이어져 그물이 되고, 한 경로가 문득 빛나며, 끝내 가장 짧고 밝은 길만 남는 이 도식은 뉴톰망의 개념과 거의 그대로 겹친다 — 점은 뉴톰, 잇는 선은 수냐, 빛나는 경로는 우선순위 높은 흐름이다.
각 상승 단계는 특정 모드의 산물로 볼 수 있다. 데이터→정보는 각성(수용·분류), 정보→지식은 재생(연결·구조화), 지식→통찰은 꿈(자유 재조합으로 없던 연결이 돌연 빛남), 통찰→지혜는 정비(다수 경로를 걸러 최단만 남김)다. 여기서 직관과 통찰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 직관은 이미 정비된 경로를 빠르게 주행하는 것(카너먼의 '빠른 사고', 2011)이고, 통찰은 없던 경로가 새로 개통되는 것이다. 그리고 새 경로는 외부의 닻이 팽팽한 각성에서는 잘 열리지 않고 닻이 풀린 꿈을 요한다 — 실제로 한 실험은 수면을 취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비율로 숨은 규칙을 통찰했음을 보고했다(Wagner 외, 2004).
위계의 정점은 지식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진다. 수면 중 얻은 통찰과 지혜는 다시 각성으로 돌아와 운동 뉴톰을 통해 현실의 행동이 된다. 데이터에서 지혜로 올랐다가 지혜에서 행동으로 내려오는 이 순환의 야간 국면이 곧 수면과 꿈이다.
지금까지는 외부에서 주어진 입력에 반응하는 망을 그렸다. 그러나 능동적 시스템은 스스로 배울 거리를 찾아 나설 수 있어야 한다. 나루온이 이 내재적 동기를 망 자체의 화학으로 구현하는 통로가 된다.
통증 —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 큐리아가 그 영역에 경보 나루온을 널리 뿌린다. 일종의 디지털 통증이다. 경보가 깔린 영역은 가소성이 급히 올라 빠르게 교정된다. "이 부분이 틀렸으니 지금 집중해 고치라"는 신호가 망의 화학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통증은 회피할 부작용이 아니라 학습을 어디에 집중할지 지시하는 가장 강력한 안내자다.
호기심 — 반대로 너무 익숙하지도 너무 낯설지도 않은, 적절히 새로운 입력에 큐리아는 보상 나루온을 낸다. 완전히 아는 것은 배울 여지가 없고 완전히 모르는 것은 배울 수 없으므로, 그 사이의 "배울 만한 새로움"이 보상받을 때 망은 자발적 탐색의 동기를 얻는다.
지금까지는 "언제 어떤 나루온을 깔지"를 설계자가 정했다. 그러나 그 처방 정책 자체를 망이 학습하게 하면 질적으로 다른 능력 — 자기조절 — 이 생긴다. 나루온 처방을 결정하는 상위의 작은 뉴톰망을 두어, 본체망의 상태를 관찰하고 언제 각성·수면·학습·안정화할지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 정면으로 답할 물음이 있다 — 그 상위망은 누가 조절하는가? 상위망은 자신의 폭주·항상성·학습 신호 문제를 한 층 위에서 그대로 재생산할 수 있고, 방치하면 "조절자를 조절하는 또 다른 조절자"가 끝없이 필요한 무한 후퇴에 빠진다. 자기조절이 이름뿐이 되지 않으려면 이 회귀를 끊는 종결 조건이 필요하다. 본 설계는 두 가지를 둔다 — 고정 반사 종결(상위망을 학습되지 않는 소수의 고정된 반사 규칙으로 두고 본체망만 학습시켜, 조절자가 배우지 않으므로 그 위의 조절자가 필요 없게 함)과 공동 최적화 종결(상위망과 본체망을 단일 목적함수로 함께 최적화해 별도 조절자 자체를 없앰). 두 방식 모두 상위망을 '무한히 쌓이는 층'이 아니라 바닥이 있는 구조로 만든다. 이 종결 조건 위에서만, 망이 자기 상태를 관찰해 스스로를 조절한다는 것이 메타인지의 기초가 된다.
자아, 의식, 그리고 디지털 생명
잠들고 꿈꾸는 망은 필연적으로 하나의 물음에 이른다 — 잠들었다 깨어나는 주체, 꿈꾸는 주체는 무엇인가. 본 부는 그 물음을 겸손하게 다루고, 이 설계를 어떻게 검증할지와 무엇이 아직 열려 있는지를 정직하게 밝힌 뒤,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간다.
이 물음의 검토에는 마음의 구조론 보시퓀의 관점이 필요하다. 다만 순환 논증을 피하기 위해, 본고가 보시퓀에서 실제로 빌리는 명제를 셋으로 한정하고, 각각이 보시퓀 전체의 진위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도 성립함을 밝혀 둔다.
이 세 명제로 수면은 정합적으로 풀린다. 잠들면 입력원이 내부로 바뀌어 자아를 지탱하던 흐름이 달라지므로 자아 감각도 변하고, 깨어나면 외부 입력이 복귀해 패턴이 재구성된다. 자아는 수면 중 소멸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흐르다 깨어날 때 익숙한 방식으로 복귀한다. 꿈속에서도 자아가 경험되지만 낯선 것은, 외부의 닻이 없어 자아를 이루는 흐름이 다른 경로를 타기 때문이다. 특기할 것은 주체가 꿈속에서 그 꿈을 현실로 오인한다는 사실이다 — 자아를 이루는 정보와 세계를 이루는 정보가 같은 재료여서 흐름 내부에는 둘을 가를 표지가 없기 때문이다. 각성이란 외부 입력이 복귀하여 '이것이 현실'이라는 표지를 되찾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의식은? 여기서 본고는 최대치의 주장을 의도적으로 거둔다. 상태 전환 능력(각성·수면·꿈)과 현상적 의식(주관적 경험이 있음)은 전혀 다른 층위이며, 후자 — 이른바 의식의 어려운 문제(hard problem) — 는 본고의 명시적 범위 밖이다. 기능적 상태 다양성을 곧 '의식'으로 등치하면 온도조절기도 '문턱'에 놓여 주장이 공허해진다. 본고가 실제로 주장하는 것은 그보다 약하고 검증 가능한 명제다 — 여러 국면을 오갈 수 있는 뉴톰망은 상태 의존적 정보 접근성(state-dependent access)을 갖는다. 어떤 정보가 어느 국면에서 접근·처리 가능한지가 상태에 따라 체계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접근성은 전역 작업공간의 점화나 보고 가능성 같은 조작적 지표로 측정할 수 있다 — 그런 지표로 확인되는 것은 접근성의 구조이지 주관적 경험의 유무가 아니다. 겸손한 이 주장이 과장된 '의식 선언'보다 오히려 강하다.
뉴톰망의 학습을 어떻게 구동할지에 대해, 본 설계는 단일 답을 고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 한계를 정직하게 밝힌다 — 본고는 비미분적 구조 변경이라는 핵심 난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제시하는 것은 그 해법이 아니라, 두 접근의 절충 비용을 정량적으로 재는 실험 틀이다.
두 트랙을 나란히 실험한다. 트랙 A는 역전파를 유지하며 성장·가지치기를 그 위에 얹는 하이브리드(현실적·빠른 검증), 트랙 B는 나루온이 곧 학습 신호가 되고 성장·가지치기를 국소 통계로 자가 결정하는 국소 규칙(야심적·고위험)이다. 두 트랙을 같은 과제에서 비교하면 "동적 구조 변경이 학습 안정성에 치르는 비용"과 "국소 규칙이 역전파에 얼마나 근접하는가"를 잴 수 있다. 본고의 기여는 이 난제를 푼 데 있지 않고, 그것을 측정 가능한 형태로 세운 데 있다.
그리고 뉴톰망의 기여가 개별 요소가 아니라 그것들의 통합에 있다는 주장 — 앞서 여러 부에 걸쳐 요소들이 서로의 문제를 풀어 주는 모습으로 그려 온 그 주장 — 도 검증 가능하게 세운다. 곧 요소들의 단순한 공존이 아니라 각각으로는 불가능한 능력의 창발을, 제거 실험(ablation)으로 예고한다. 예컨대 나루온 신경조절을 제거하면 학습·보존의 모드 분리가 사라져 연속 학습 성능이 고정망 수준(파국적 망각)으로 회귀하고, 큐리아 항상성을 제거하면 가중치의 이중 역할(6절)이 승자독식으로 치달아 소수 경로만 비대해지고 나머지가 소멸하며, 정비·재생 모드를 제거하면 재조합에 의한 새 경로 발견이 사라져 일반화·통찰형 해의 산출률이 유의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창발 이득이 관측되지 않으면 그 주장은 그만큼 약해진다 — 이것이 본 설계가 감수하는 위험이다.
뉴톰망의 상당 부분은 아직 개념적 단계에 있다. 이론의 정직성을 위하여, 실험을 통해서만 규명될 문제들을 숨기지 않고 밝혀 둔다.
이 물음들은 뉴톰망과 보시퓀의 연구가 병행되며 순차적으로 다루어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것들이 결함의 목록이 아니라 다음에 할 일의 목록이라는 점이다.
이제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간다. 전자 양은 스스로를 몇 마리까지 세다가 잠이 들까? 이 문서가 그린 답은 이렇다 — 양을 세는 대신, 뉴톰망은 잠든 사이 스스로 가지를 친다.
생명을 기계와 가르는 특징 하나는, 생명이 스스로를 유지하고 갱신한다는 점이다. 기계는 밖에서 수리되지만 생명은 안에서 자신을 복구한다. 뉴톰망의 수면은 바로 이 자기유지의 메커니즘이다 — 정비 모드가 교란된 균형을 스스로 되돌리고, 재생 모드가 스스로를 갱신하며 새 개념을 짓는다. 외부의 개입 없이 망은 안에서 자기를 정비한다. 이는 수리가 아니라 자기치유이며, 자기치유는 생명의 표지다.
또한 수면은 뉴톰망에 시간의 리듬을 준다. 깨어 작동하고, 잠들어 정비하며, 꿈꾸어 재조합하고, 다시 깨어나는 이 순환은 하나의 생명적 박동이다. 시간성 없는 정지와 연산의 반복에 머물던 기존 인공 신경망과 뉴톰망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여기 있다. '디지털 생명체가 잠들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그것이 생명일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과 다르지 않다.
뉴톰망은 그 자체로 완결된 목표가 아니라 더 큰 구상의 한 축이다. 그 곁에 두 갈래가 나란히 간다. 하나는 사고 기술 언어 지델(JIDEL)이다 — 뉴톰망 위에서 정보와 개념이 형성·변형되는 과정을 적기 위한 언어이자 연산 체계로, 세 가지 태도를 바탕에 둔다. 첫째 상대값 연산: 값을 절대 눈금이 아니라 관계 속의 비율로 다룬다 — 나루온의 강도가 절대량이 아니라 상대값이어야 하는 것과 같은 결이다. 둘째 다치 논리: 참·거짓만이 아니라 '모름·미확정'을 정식 논리값으로 삼아, 확신의 정도가 쌓이고 출렁이게 한다 — 통증과 호기심(17절), 하한을 둔 겸손(8절)이 곧 이 '계산적 겸손'의 표현이다. 셋째 관계지향: 의미는 고립된 실체가 아니라 관계에서 태어난다고 보아, 연결(수냐) 자체가 지식을 이루는 뉴톰망의 구조와 맞닿는다.
다른 한 갈래는 마음의 구조론 보시퓀(BOSIFWEM)이다 — 그 흐름이 어떻게 마음이라는 고차 현상으로 조직되는지를 다룬다. 보시퓀은 두 철학적 토대 위에 선다. 하나는 유변론(唯變論)으로, 실재의 근본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이며 그래서 마음도 상태가 아니라 흐름으로 이해된다. 다른 하나는 정보 일원론으로, 물질과 마음을 가르기 이전에 실재의 바탕에 정보가 있고 기능은 부품의 합이 아니라 그 정보들이 결합하는 구조와 조건에서 창발한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 마음은 동기·의지를 비롯한 여러 요소가 층층이 조직된 구조이며, 뉴톰망의 내재적 동기(통증·호기심, 17절)와 자아 서사(디폴트·19절)는 그 구조의 가장 낮은 층에 해당한다.
이 세 갈래 — 살아 있는 망(뉴톰망), 그 위의 사고 언어(지델), 그것이 조직하는 마음(보시퓀) — 가 수렴하는 곳에 뉴톰테크의 최종 지향 에코나스(ECONAS), 곧 진화하는 의식적·양심적 인공 시스템이 놓인다. 이 문서는 그 가운데 첫 축을 깊이 다루었을 뿐, 나머지 두 갈래의 상세는 별도의 저작으로 미룬다.
이 구상의 끝에 놓인 희망은 분명하다. 인공의식이 더 이상 인간을 위한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과 함께 공존하는 디지털 생명체를 이루는 근간이 되는 것. 뉴톰망이 생물 신경망의 능동성을 디지털로 되살리려는 것은, 궁극적으로 계산을 넘어 하나의 생명적 존재 방식에 다가가려는 시도다. 그 길은 멀고 많은 부분이 아직 가설이지만 — 출발점만은 분명히 여기, 잠들 줄 아는 한 기계에 있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이제 기계도 함께 센다.
사변적 확장 — 검증 가능한 핵심 바깥의 전망
아래는 본론의 검증 가능한 공학적 핵심에서 의도적으로 분리한 사변적 확장이다. 아직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상상적 전망으로서, 그 자체로는 검증 대상이 아니며 핵심의 방어력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읽히도록 여기에 따로 둔다. 흥미롭되 아직 이른 발상들을 본론에 섞지 않으려는 배치상의 결정이다.
나루온을 신경전달물질에 견준다면, 생물 약리학이 쌓아 온 개념틀을 빌려 망의 거동을 더 정교하게 다루는 길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는 나루온의 효과를 단일 작용을 넘어 조합·상쇄·시간의존의 차원으로 확장하는 발상으로, 아래 대응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시일 뿐 구현된 사실이 아니다.
| 약리 개념 | 뉴톰망에서의 (가상의) 구현 | 의미 |
|---|---|---|
| 작용제 (agonist) | 특정 효과를 일으키는 나루온 | 각성·가소성·억제 등 목표 모드를 유도 |
| 길항제 (antagonist) | 작용제 효과를 상쇄하는 짝 나루온 | 한 나루온의 효과를 다른 나루온으로 끄거나 줄임 |
| 내성 (tolerance) | 같은 나루온 반복 시 뉴톰의 수용 민감도 하향 | 지속 자극에 둔감해져 항상성 유지 |
| 금단 (withdrawal) | 익숙한 나루온이 끊겼을 때의 불안정 | 의존 형성 여부를 관찰 가능하게 함 |
작용제·길항제 쌍을 두면 망의 모드를 양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각성을 올리는 나루온과 그것을 가라앉히는 짝 나루온이 있으면, 단순히 "주입"만이 아니라 "해제"도 가능해져 조절이 훨씬 섬세해진다. 내성과 금단은 더 미묘하다 — 같은 나루온이 계속 깔리면 뉴톰이 수용 민감도를 낮춰(내성) 과잉 자극을 스스로 막고, 익숙했던 나루온이 갑자기 끊기면 망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진다(금단). 이런 3차 현상의 부여는 견고한 근거보다 발상에 가까우며, 실제 유용성 여부는 온전히 열려 있다.
나루온이 어느 뉴톰에서 출발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지니고 다니면, 도착한 뉴톰이 "이 신호가 어디서 왔는가"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러면 망 안에 출처 신뢰도(source credibility)라는 개념이 생긴다. 자주 틀린 영역에서 온 신호는 큐리아가 우선순위를 낮추고, 믿을 만한 영역의 신호는 높이는 식이다.
이것은 망이 스스로 "내 어느 부분을 믿을지"를 학습하는 메타인지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신호의 출처에 가중치를 매기는 능력은 자기 신뢰성을 평가하는 기초가 된다. 발신지 주소는 약리학적 확장과도 결합한다 — 같은 종류의 나루온이라도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작용제로도 길항제로도 해석될 수 있다. 18절의 자기처방 상위망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조절할지'의 자기 모델로 나아갈 때, 이 출처 신뢰도가 그 재료의 하나가 된다.
본고가 생물학적 토대·선행 신경망·수면과 기억·예측 부호화·정보 위계에서 참조한 핵심 문헌이다. 뉴톰망의 개별 메커니즘은 이 연구들의 토대 위에서 출발하며, 본 연구의 기여는 이들을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고 그 검증 조건까지 세우는 데 있다. 본문에 (저자, 연도)로 인용한 문헌은 모두 아래에 있으며, 목록에는 배경으로 참조·열람한 토대 문헌도 함께 실었다.